일본의 겨울은 눈과 불빛, 전통의식들이 어우러진 축제(마츠리)로 더욱 특별해집니다. 특히 북부 지방과 설경이 아름다운 지역에서는 눈을 주제로 한 축제나 조명으로 아름다운 풍경 위주의 이벤트가 많이 열리며, 그 유래와 전통은 각기 다른 신앙 및 지역 문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일본 겨울 마츠리 3가지를 선정해 유래와 특징을 비교 및 분석하고, 어떤 축제가 어떤 분들에게 어울리는지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삿포로 눈축제 (삿포로 유키마츠리) – 전쟁 후 재건의 상징에서 세계적 축제로
삿포로 눈축제는 홋카이도 삿포로시에서 매년 2월 초에 열리는 세계적인 겨울 축제로, 눈과 얼음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조각들이 대로변에 전시되는 장관을 선보입니다. 이 축제의 기원은 1950년, 삿포로의 중학생들이 오도리 공원에 몇 개의 눈 조각상을 설치한 것이 시작입니다. 전쟁 이후 지역 사회를 활기차게 만들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문화를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시작되었으며, 이후 미군의 지원을 받아 얼음 조각 기술이 점점 발전하며 규모가 커지게 되었습니다. 이 축제는 단순한 눈 조각 전시를 넘어서 전통 마츠리 요소인 등불, 음식 노점, 공연 무대와 결합되어 일본 전통문화와 현대 문화가 융합된 형태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삿포로의 혹한과 설경,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어우러져 탄생한 이 마츠리는 일본인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겨울 대표 축제가 되었습니다. 혼자 여행하는 분들부터, 가족 단위 관광객분들까지 모두에게 추천할 수 있는 축제입니다.
2. 요코테 카마쿠라 축제 – 신을 모시는 눈의 제단
아키타현 요코테 시에서 열리는 카마쿠라 축제는 일본의 신토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마츠리로, 눈으로 만든 작은 돔 안에 물의 신을 모시고 제를 올리는 행사로 유명합니다. 카마쿠라란 눈을 쌓아 만든 작은 이글루 형태의 집을 뜻하며, 안에는 제단이 마련되어 있으며 지역 아이들이 “오이데 나사이(어서 오세요)”라는 인사말을 하며 방문객을 맞이해 줍니다. 이 축제의 유래는 약 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농경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겨울철 물 부족을 막기 위해 수신(水神)에게 감사를 전하고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카마쿠라 안에서 떡과 아마자케(단술)를 대접하며 따뜻한 환대를 나누는 이벤트가 중심이 되었으며, 조명과 설경이 어우러져 신비롭고 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대도시의 화려한 불빛 축제와는 다르게, 조용한 분위기와 일본 고유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마츠리로 혼자 여행하시는 분들 또는 커플 여행자들에게 추천드립니다.
3. 나가사키 등불축제 – 중국계 유산이 만든 빛의 마츠리
나가사키 등불축제는 일본 내에서도 독특한 배경을 지닌 마츠리로 유명합니다. 원래는 나가사키의 중화거리에서 음력 설을 맞아 거행되던 춘절 행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일본 전국의 마츠리 중에서도 중국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사례로, 현재는 도시 전체가 약 1만 5천 개의 화려한 등불로 장식되는 대규모 빛 축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 마츠리는 1994년부터 본격적인 시립 행사로 발전되었으며, 나가사키의 다문화적인 배경과 상업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축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등불 외에도 중국 사자춤, 용춤,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공연과 퍼레이드 등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이 축제는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문화 교류와 관광 활성화에 중심을 두고 있으며, 일본 전통 마츠리와는 다르게 화려함과 개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색감과 규모, 퍼포먼스 요소가 많아 사진 촬영이나 영상 콘텐츠 제작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자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결론
일본의 겨울 마츠리는 지역, 종교, 문화적 배경에 따라 매우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습니다. 삿포로 눈축제는 시민 문화와 전후 재건의 상징으로 시작되었고, 요코테 카마쿠라 축제는 신토적 전통과 조용한 정서를 담고 있으며, 나가사키 등불축제는 다문화적 배경 속 화려한 시각미를 보여줍니다. 혼자 떠나는 감성 여행이든,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 체험이든, 나에게 맞는 겨울 마츠리를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일본 여행의 깊이가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겨울에는 특별한 일본을 만나러 마츠리 여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떠신가요?